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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vs은행권, 단기외화차입 여건 평가 팽팽한 신경전>

채권  [2008/04/18 10:56]

    (서울=연합뉴스) 임승규 기자= 최근 한국은행이 단기 외화차입여건이 개선되고 있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해 시중은행들이 자금조달시장의 상황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고 맞받아치면서 이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시중은행들이 작년부터 시작된 글로벌 신용경색이 심해지면서 국내의 외화자금 부족 해소를 위해 한국은행에 외환보유액 지원을 요구한 것을 한은이 보유액은 함부로 쓸수 없다고 거절하면서 생긴 대립상황의 연장선상에 있다.
    한은은 단기외화차입의 어려움을 가늠할 수 있는 가산금리가 과거에 비해 떨어진 진 것을 방어논리로 삼고 있는 반면 시중은행은 금융시장발달 수준이 우리나라에 못 미치는 대만보다 국내은행이 더 비싸게 외화차입을 하는 현실을 공격근거로 이용하고 있다. 
    한은은 17일 보도자료를 내고 국내 금융권의 외화유동성 부족이 지난 3월 정점을 기록한 이후 점차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은에 따르면 단기외화차입시 적용되는 가산금리가 지난 2월 평균 21bp(121일)를 기록한 후 3월말 일시적으로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4월 첫째 주 52bp(107일)를 기록한 후 둘째 주는 42bp(63일)로 떨어지는 등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물의 신용디폴트스왑(CDS) 프리미엄도 지난 3월 17일 125bp까지 올랐으나 현재 80bp 수준까지 낮아졌다.
    이 같은 한은의 발표는 은행들의 단기 외화 차입 가산금리가 80~100bp까지 치솟아 자금사정이 긴박해졌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한 반박이다. 
    한은은 은행이 외화차입 여건 악화로 돈가뭄을 겪고 있다는 표현은 일부 과장된 면이 없지 않다는 반응이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일부에서 단기차입 가산금리가 80~100bp라는 보도가 나왔지만 이는 특정은행을 모니터링해서 쓴 것일 뿐 전체 은행권의 평균적인 수치가 아니다"라며 "4월 들어 가산금리가 크게 떨어졌고 통화스왑금리가 상승하고 있는 상황을 살펴볼 때 외화자금사정은 호전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은은 매주 은행들로부터 정기적인 리포트를 받아 국내은행들의 1년 미만 평균 단기차입금리를 수시로 모니터링해 왔"다고 밝혔다.
    한은의 다른 관계자는 "은행들 입장에서는 단기보다 장기차입을 해야 하는데 그게 여의치 않으니까 어렵다는 말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장기차입도 비용 문제지 꼭 필요하다면 할 수는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은의 입장은 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을 제외한 모든 국내은행들의 자료를 조사한 결과 단기차입여건은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한은의 발표에 은행권은 시장 상황을 한은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A은행의 한 자금담당자는 "한은이 발표한 가산금리 수치가 실제 머니마켓을 반영했다고 보지 않는다"며 "해외에서 공급되는 자금들이 시중은행에는 거의 가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시중은행들이 신용리스크를 감수하고 자금이 부족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은 그만큼 상황이 절박하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B은행의 한 자금담당자는 "대만의 경우 3개월짜리를 20~30bp의 가산금리를 주고 조달하는 데 국내상위권의 은행들은 70~80bp로 조달하고 있다"며 "이는 은행의 문제가 아니라 국내시장의 경우 중앙은행의 지원이 없다는 것이 외국에 알려졌기 때문"이라고 성토했다.
    그는 "본점에서 자금을 들여오는 것보다 가산금리 50bp로 차입해도 이득이 남는 외국계 은행들이 높은 금리로 차입을 계속하면서 국내은행들은 그 이상의 금리를 제공해야 자금을 조달받을 수 있다"며 "조달금리 상승으로 마진이 급격이 줄어들고 있는 은행의 입장을 한은이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C은행의 자금담당자는 "분명히 수치상으로 나아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발행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인 점을 고려할 때 수치보다는 은행들이 어떻게 느끼는 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발행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금리레벨이 아니라 변동성"이라면서 "시장의 변동성이 커져 장기물 차입이 사실상 막혀있어 외화표시 기업어음(CP)이나 양자간대출(Bilateral Loan)의 형태로 자금을 확보해 나갈 수 밖에 없는 상황임을 한은이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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